2007.10.13 워터피아에서 미아 되기

2007. 10. 13. 00:00일기

<워터피아에서 미아 되기>
2007.10.13 토요일

부천 <워터피아>는 크게 유수풀과 파도풀로 나뉘었다. 들어서자마자 한 가운데에 말 그대로 파도처럼 물결치는 파도풀이 거대한 해변처럼 넘실넘실 펼쳐져 있었고, 파도풀 양 옆으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온 것처럼 유수풀이 이어져 있었다.


파도풀을 보자마자 영우와 나는 준비 체조도 잊은 채, 자석에 끌려가듯 파도풀 속으로 텀벙 뛰어들었다. 나는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다가 내친 김에 유수풀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튜브를 끼고 철퍼덕 철퍼덕 정신없이 헤엄쳐 가는데, 뒤에서 엄마와 영우가 "상우야! 같이 가! 너만 혼자 가면 어떡해?", "형아! 나랑 같이 가!" 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는 나에게 영우를 맡기고 먼저 한 바퀴 돌고 있으라고 하고는 아빠에게로 가셨다. 그래서 영우와 같이 헤엄쳐 갔는데, 가도 가도 물이 끝이 없이 긴데다가 머리 위로 다리도 놓여있고, 폭포도 떨어지고 동굴도 나타나서 아마존 강을 헤엄쳐 건너는 듯한 짜릿함에 감기도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영우가 중간에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고 허우적거리며 무서워해서 내가 영우의 튜브를 끌어주어야 했다. 결국 영우는 너무 힘들다며 다시 돌아가자고 해서 나는 다시 영우의 튜브를 구조 요원처럼 끌고서 오던 방향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우리는 흐르는 물살을 거슬러 우리와 반대로 쏟아지듯 헤엄쳐 오는 사람들을 피해가느라 죽을 맛이었다. 영우의 튜브까지 끌고 가다니 솜을 싣고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당나귀 꼴이 따로 없었다. 간신히 처음 위치로 돌아왔을 땐, 아빠, 엄마와 길이 완전히 엇갈려 무인도만큼 넓은 수영장 안에서 우리는 미아가 되었다.

영우는 일부러 안전 요원 앞에 가서 울고 불고 난리를 쳤고, 나는 울고 싶었지만 참고 침착성을 유지하려 애쓰며 아빠 엄마를 찾아보았다. 영우가 갑자기 "엄마,아빠다!" 외쳤고, 멀리서 엄마, 아빠가 우리보다 더 심하게 물에 빠진 당나귀 모습으로 나타났다.

우리를 찾으러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헤엄쳐 오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엄마 아빠를 몇 년만에 만난 것처럼 달려가 끌어안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신나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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