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2 반지의 제왕

2007. 10. 12. 00:00일기

<반지의 제왕>
2007.10.12 금요일

중간 고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직도 나는 기침을 쿨럭쿨럭거리며 휘어진 갈대처럼 고개를 숙이고 힘 없이 걸어왔다. 그 동안 떨어질 줄 모르는 감기와 시험 공부에 한없이 지친 나는 이제 노인이 된 기분으로 우리 집 벨을 눌렀다.

반지의 제왕
엄마가 "네 책상에 무엇이 있나 보렴!" 하셨을 때도 나는 시험이 끝났다고 책을 사 준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상 위에 놓인 것은 쪽지 한 장과 작은 검정색 복 주머니처럼 생긴 것이었다.

'상우님, 블로그 대마왕이 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대마왕이 되신 기념으로 반지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글을 읽기가 무섭게 나는 반지를 꺼내 보았다.

반지의 제왕
왕관 모양의 은빛 반지였는데 내가 원했던 금색은 아니었지만, 손가락에 끼고 높이 처들었더니 반지가 햇빛을 받아 번쩍이면서 마치 내가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사자 아슬란처럼 부활하는 기분이 들었다. 반지가 왕관 모양이라 그런지 내가 블로그 세계의 왕이 된 것 같았고, 어서 월요일이 와서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다.

내 일기 블로그를 왕으로 추대해 준 커리어블로그에게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너무 아프고 지쳐있었던 나에게 오늘의 반지는 다시 살아갈 희망을 두 손에 꼭 쥐어준 마법같았다.

커리어블로그 만세! 대마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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