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4 비 오는 날

2007. 5. 24. 00:00일기

<비 오는 날>
2007.05.24 목요일

오후 2시 쯤 점심을 먹으러 외출을 나갔을 때 심한 비가 쏟아졌다.

다른 사람들은 비가 오든 말든 상관 없다는 듯이 말없이 걸어갔지만, 나와 영우는 "이건 적군의 빗방울 우뢰탄이야. 이걸 맞으면 감기 바이러스 감염되니 우산 방어막으로 몸을 보호하도록! 영우 군!", "네! 대장님!" 하고 놀았다.

우리들은 비가 싫은 점도 있었지만, 그 때는 비가 우리에겐 더없이 좋은 놀이 친구였다. 우리는 일부러 빗물이 많이 고인 곳을 첨벙첨벙 밟고 다녔고, 뛰어 넘었고, 풀숲가에 달팽이가 있나 살펴 보느라 눈이 빠질 정도였다.

우리가 발목까지 엄청 젖어버리자, 엄마도 포기한 듯 우산을 쓰고 걸으셨다. 그러더니 엄마도 우산으로 빗방울을 튕겨내며 장난을 치셨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나온 뒤에도 아쉬워서 비 오는 공원 길을 걸었다.

공원 길은 모든 나무와 풀들이 비를 맞아 촉촉 싱그러웠고, 너무나 평화로왔다. 이 비를 맞고 나면 마치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풀들끼리 나무들끼리 속닥속닥 대는 것 같았다.
   
 
<동생 영우 4살 때 그림>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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