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0 금요일
1교시 수업 시작을 앞두고 주위를 한번 비잉 둘러보았는데, 찬솔이 자리가 오늘도 텅 비어 있었다. 어제 찬솔이가 결석했을 때는 '에구, 이 녀석 시험 점수 나오는 날이라 안 온 거 아냐?' 했는데, 오늘은 왜 안 왔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반바지를 입고 와서, 선생님께 제발 긴 바지 입고 다니라고 걱정을 들을 만큼 건강한 찬솔이가 어디 아픈 건 아닐까? 나는 내 짝 수빈이에게 "오늘 찬솔이, 왜 안 온 줄 아니?" 하고 물었다.
수빈이는 아무 말 안 했는데, 그때 나보다 두 칸 더 앞에 앉은 경모가 약간 찡그린 얼굴로 속삭였다. "찬솔이 할아버지, 돌아가셨어어~!" 나는 머리가 멍했다. 순간 1교시 수업 준비를 하며 평화롭게 술렁거렸던 교실 안이, 갑자기 딸깍! 하고 꺼지면서 주위에 아이들이 돌처럼 굳어버리고, 그 위로 바람이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휘잉~ 불어오는 듯한 싸늘한 기분이 몰려왔다.
나는 내가 태어나서 인간으로서 자아를 느끼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 온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주위에 가까운 사람이 죽은 걸 경험한 적이 없다. 나도 두 분의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언젠가는 찬솔이처럼 이별의 경험을 하겠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내는 생각을 꿈에도 해본 적이 없기에, 내 마음은 불안함과 두려움과 막막한 슬픔으로 젖어들었다.
지금 찬솔이는 어떤 기분일까? 찬솔이가 하얀 옷을 입고 국화꽃을 들고 울면서 관을 떠나보내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3교시 축구시합 할 때 우리 팀 주장인 찬솔이가 없으니, 운동장이 썰렁 해보였다. 우리 팀 사기도 떨어졌고 쉽게 무너졌다. 나는 혼자 수비를 하면서도 "잘했어, 괜찮아!" 하고 내 어깨를 두드려주며, 실눈을 뜨고 가느다랗게 웃던 찬솔이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서 자꾸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언제나 잘 웃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던 찬솔이, 내가 그 친구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따뜻한 공기처럼 찬솔이 슬픈 마음을 데워주고 싶다. 다음 주 월요일이 오면 찬솔이가 돌아올 텐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찬솔아,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다신 못 뵙지만, 영원히 너의 가슴속에 살아계실 것이고, 너를 지켜주실 거야~ 아니, 그냥 찬솔이를 아무 말 없이 끌어안고 도닥거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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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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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
사람이 죽는다.그 사람의 빈자리는 아직도 내 맘에 남아 있다.
찬솔이의 마음에도 할아버지의 빈자리가 남아있는듯.
내할아버지도 딱 상우님 나이떄 돌아가셨지 아마...그래도 여름이었음...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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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igi0604
찬우군 굉장이 안타깝네요
난 나 태어나기도 전에 할아버지 두분다 돌아가셔서 이쁨 못 밭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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